새벽 3시
이런 아침 새벽 공기는 더없이 차다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는 갓바위 약사여래불님을 찾아 나선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세수를 한 후 주차장으로 향하는 시각이 3시 30분
이른 새벽 기도가 효험이 있다고 해서 갓바위로 갈 참이다
차를 몰고 가는 시간만 해도 30분은 족히 소요된다
마음 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약사여래불님께 108배라도 들이면 실타래처럼 엉킨 일들이 술술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차를 몰았다
어둠이 내려 앉은 도로에는 일찍히 내린 하얀 서리발이 앞차가 지난 자리에 전조등에 비친다
사업으로 소원을 빌려면 관세음보살님을 찾아야 하는 데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신다고 해서 약사여래불님이 계신 곳으로 가는 것이다
작년이었던 가
제주에 사는 친구가 와서 갓바위 가지고 할때 갓바위는 왜 갈려고 하나라고 묻자
그 친구 한가지 소원을 말하면 꼭 들어주신다기에 이참에 왔다고 했다
대구에 살지만 이런 애기는 처음들은 터라 둘이 갓바위를 올랐다
소원을 말하고 하산 하는 데 전화를 받더니 일이 해결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갓바위 약사여래불님이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시는 구나 해서 나도 가는 길이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찬기운을 한아름 안고 갓바위를 향해 걷는 다
그 이른 아침에 나보다 더 일찍 출발한 사람도 있다
찬기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걷는 길 밖에는 없다
1365계단 앞에서 찬기온과 한데 어울러진 땀방을 손으로 훔치면서 이미 밟혀 일그러진 낙엽을 밟으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힘이 넉넉하다면 쉬지않고 오를 수 있지만 나이탓일 까 중간중간에 잠시 서서 걸음을 멈쳐 본다
희미한 계단을 올라와 뒤돌아 보니 걸을 수 있는 것만 해도 이런 행복이 있을 까
고요한 적막만이 감도는 돌계단은 양쪽에서 길을 비추는 가로등만이 새벽기도인을 맞이해 준다
돌계단에 넘어지지 말고 오르고 또 올라 간절한 마음을 약사여래불님께 전하라고 말이다
땀이 송글송글 맺힐때면 어느새 갓바위 야외법당으로 들어선다
주차장에서 야외법당까지 40분이 소요되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신도는 약사여래불님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앉아 소원을 말하고 있다
가지런히 두손모아 엎드려 약사여래불님께 예를 갖춘다
그렇게 30분을 싸늘한 야외법당에서 보내고 나면 손은 손대로 발을 발대로 찬기온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입김으로 손을 솔솔 불면서 주차장을 향한다
선뜻 찬기온은 땀이 잠시 비운자리에 여지없이 파고든다
움츠리다 폈다를 몇번 반복하고서여 냉기가 가득한 차안에 앉는 다
그리고 차안은 따뜻한데 밖앝기온은 여지없이 찹다
제발 소원하나 들어주소서
약사여래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