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하고 퇴직한 어느 공무원의 이야기는 퇴직해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활기차게 일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퇴직하기전에는 오로지 은퇴만 바라보면서 직장 생활에 매진해 왔는데, 퇴직이 막상 다가오니 두렵고 공포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격어야 할 과정이다.
은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 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특히 희끗한 머리칼이 반백으로 될때는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을 느끼지만 막상 퇴직을 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다.
그래도 공무원이란 신분은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는 처지는 아니다. 연금이라는 보루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이 가까워 오면 먼저 받을 연금 부터 계산해 본다. 그리고 재직하는 동안 자식들 교육을 위해 은행으로 부터 대출을 받은 학자금 부터 자질구레한 빚까지등을 정리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매월 받을 금액을 확정하고는 마음의 준비를 한다. 마치 방안에 갇힌 새가 처음 방 밖으로 나온다는 느낌일까. 틀에 박힌 생활에 온갖 간섭에 이제는 이런 시간에 얽메일 필요도 없고 가진시간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어느 누가 말하지;도 않는 다. 마음은 자유지만 한가지 마음에 채이는 게 있다. 평생 같이한 아내가 아파서다. 현직에 있을 때는 그나마 동료의 격려로 그리고 직장이란 벽에 기대어 지금껏 버텨 왔지만 이제부터는 혼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고 이제 겨우 5년을 보냈는 데 앞으로는 아무 탈없이 완쾌하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래서 우선 여기 저기 소일꺼리라도 찾아 볼까 싶어 헤메고 했지만 빈손으로 아파트 현관문을 열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럴 때는 비록 심적으로는 힘이 들어도 현직에 있을 때가 그립기는 하다. 그래도 나는 맨땅에 햇띵하는 사람은 아니다.연금으로 생활은 꾸려 나갈수 있으니까 말이다. 연금도 없다고 생각하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다람쥐 채바퀴돌리듯 이런 소득없는 생활을 몇년간 소비하면서 체험한게 일한 만큼 댓가를 받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고 일을 찾아다녔다. 남들이 이 글을 읽으면 참 포스라운 소리 하고 자빠졌네라고 할지 모른다. 연금은 아내의 치료비등으로 남겨두고 인터넷으로, 그리고 벼룩시장과 동네방네로 찾아다녀도 내게 맞는 일꺼리는 찾기가 어려웠다. 볼펜자루만 쥐고 컴퓨터 자판기만 두드리고 퇴직한 사람에게 좋은 일자리를 기대하기란 욕심이다. 몇군데에 이력서를 첨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스쳐만 지나가는 흉내다. 평생일꺼리를 찾아 몇날을 두고 고심환 끝에 마음을 비우자고 그리고 현실에 적응하자고 생각하면서 아파트 경비원 모집에 응시를 했다.
아파트 경비원도 용역회사라는 곳에서 면접을 보고 채용여부를 결정한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경비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경비원 생활을 해보지 않는 사람은 경비원의 심정을 알까.
우선 경비원 옷만 입어도 하찮은 존재다. 그기다 잠자는 곳이라고는 지하창고에 베니아판 깔고 그위에 전기장판 깔아 4시간 정도 자고 교대한다. 월급은 120만원으로 익월 초에 통장으로 지급받고 그렇게 경비원 생활이 이어지는 동안 나는 월급의 반을 평생일꺼리를 찾기위해 투자를 결심하고 흔히 말하는 쇼핑몰에 투자를 했다.한글만 그리고 기안문서만 컴퓨터에서 해 왔지 사진을 켑쳐하고 붙이고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등은 처음 들어보는 일이다. 시간도 얼마나 빠르게 흘러 가는 지 상품하나 찾을려고 이곳 저곳 다니다 보면 한두시간은 소리없이 지나간다. 그래서 새벽시간은 유독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배울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모르는게 흠이 아니다 한가지씩 해결해 나가는 기쁨도 있어 경비원 생활이 결코 힘들지 않고 오히려 내일이 기다려 지기도 했다 경비원은 익일제다 하루를 근무하면 하루는 쉬는 날이다. 평생일꺼리를 찾기위해 오늘도 그래서 내일도 쉬는 날에는 일을 배우고 실습을 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데로 된다고 했다. 평생일꺼리를 찾을려고 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지나온 세월이 어언 10년이 흘렀다 그러고 보면 평범한 직장인도 미래 비전을 찾을 수 있다 퇴직후 처음에는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야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돈으로 성과를 추구하기 보다는 시간을 즐기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돈은 못 벌어도 꼭 해보고 싶다거나 ‘돈을 들여서라도 해보고 싶다고 느끼는 일이야 말로 퇴직 이후 내가 꿈꿀 수 있는 평생일꺼리다. 그런데 정년퇴직은 그야말로 사회적 정체성을 잃는 일이다. 마치 자기 자신을 잃는 것과 같은 의미 이므로, 일터를 떠나 관계가 단절되면 고독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직의 정체성에 집착하고 직책을 버리지 못하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없다. 이제 전직과 직책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평생일꺼리를 찾는 다는 각오로 시작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