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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밤! 신천둔치

by 꽉잡아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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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이 넘음직한 여인이 저만치 떨어져 있는 의자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애써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이 이내 내곁으로 온다

얼마전 남편을 보냈다는 한여인의 이야기를 옆의 여인이 조용히 들어주고 있다

나도 처음엔 그랬어요

많이 힘들었지요 하며 상대방의 허한 속내를 받아주는 모습이 처음 만나는 사이라는 데도 마치 오래전 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이 같다

장례를 치르자 마자 떠나는 자식들이 야속하드라는 말에 어느새 눈가엔 물기가 묻어있다

아무리 도시생활이 시간내기가 빠듯하다고 하나 떠난 뒤로 점점 간격이 뜸해지는 안부전화도 섭섭했으리라

이제 남은 시간을 홀로 잠들고 홀로 밥을 먹어야 할 그 시작이 이렇게 낯설고 힘들 줄은 몰랐다는 그여인의 여름이 가슴에 와 닿는 다

그것도 신천의 둔치에서

어차피 한번 왔다가는 인생

삶의 면역이 생겼을 것 같은 나이인데도 외롭다는 것은 아직도 항체가 생기지 않았는 가 보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나들이한 여인은 남편을 잃은 슬픔 보다는 자식들이 너무 빨리 잊고 지내는 것이 더 서운했을 것이다

아마 그래서 타는 속을 식히려  신천에서 흐르는 물에 훌훌털어 흘러 보내고파 나왔을 것이다

한낮의 뜨거움이 차차 식혀질 즈음

신천둔치의 밤은 그여인의 말을 모두 듣고 흐르는 물에 띄워보낼 것이다

그연인이 남편흔적이 있는 빈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래도 오늘은 낯선 나그네와 시간을 떼웠으니 밥잠을 설치지 않을 거라했다

세월앞에 벗어놓은 허물 같은 외로움이 언젠가 내게도 내려 앉을 것이다

젊음과 늙음이 함께하는 신천둔치에 어느새 어두운 밤이 내리고

그래 오늘 밤만은 님을 꿈속에서라도 만나 외로운  마음을 풀고 내일부터는 더이상 외롭지 않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