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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걷는 사람들

by 꽉잡아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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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공기는 아직도 차다.  비를 뿌리는 도시의 새벽거리는 한산하기도 하지만 지나가는 차량은 과속질주 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사람의 향기가 없는 길을 걸을 만 하기도 하다

오랜가뭄 끝에 내린 비라 다소 생소롭기도 하지만 머리칼에  닿는 빗물의 촉감이 찹기도 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나면 머리의 열로 인해 따뜻한 온수가 되기도 한다. 비를 맞으며 걷는 시내거리는 운치도 있지만 지나가는 사람도 이따금씩 지나간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으로 수발을 들다 집으로 가긴 하지만 이시간 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 자신에게 물어 본다 그 보드랍고 촉촉한 젊음은 어디가고 뼈만 앙상한 손으로 나의 손을 잡을 때는 뜨거운 눈물이 왈칵 솟구친다 잘자고 내일 의사 만나 퇴원여부를 확인하자는 말을 남기고 병원문을 나서는데 바람과 함께 비는 부드럽게도 옷깃을 적신다. 우산은 커녕 시간이  자정을 갓넘긴 터라 거리는 조용하고 이따금씩 차들만 쌩쌩 지나 간다 지하철도 버스도 이미 끊어져 버렸고 택시는 예약손님을 놓칠세라 속도제한도 없이 달린다. 주머니에 있는 건 카드한장. 현금은 없다.

 

이미 옷은 젖은 상태라 걷자고 다짐을 한다.

여기서 집까지는 한시간 거리 , 그래도 이 방법 밖에는 없질 않는 가. 빗방울이 머리칼을 타고 얼굴로 번질 때 몸은 이미 다 젖었다. 집으로 가는 길이지만 옷도젖고  마음도 젖었는 데 어느 누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줄까 몸은 비에 젖었지만 표정을 밝다. 오랜 가뭄끝에 내리는 단비는 정성들여 심어 놓은 농작물에 생기를 돋아 줄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그렇게 긴 시간을 걷고 또 걸어 집 가까이 왔다. 똥개도 저거집 앞에서는 30점을 따고 간다고 하질 않던가. 그러이 집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흠뻑 맞은 몸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초라해 보여도 장장 한시간 이상을 걸어 오지 않았는 가. 모든 게 잠던 새벽거리를 혼자서 그것도 단비를 맞으면서 말이다.욱적북적했던 거리도, 물건하나라도 더 팔려고 했던 그거리도 새벽잠에 푹 빠져 있다.

 

이제 이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욱적북적 하겠지. 어느 누군가는 그게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했다.

가진 것 있는 사람이나 하루 보내기가 빠듯한 사람도 하루라는 시간은 똑 같게 주어졌다. 그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가진 것 있는 사람들이야 가는 시간 탓 할게 없지만 가진 것 없는 사람은 가는시간 잠시 머물기를 바라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할일 없이 빈둥빈둥 보내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하루를 살기 위해 이를 바둑바둑 갈면서 생업을 유지해 나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 하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라 그게 지금의 현실인 것을  제발 잠든 새벽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못한 일도 바로 잡고 추진하던 일도 후회없이 해서서다.누구나 잊어버리고 싶은 과거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을 안 하려면 할수록 그 기억에 매몰되게 된다는 것이다.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면 더 잠이 안오는 현상처럼 말이다 . 그래도 새벽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