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바다는 마음 찹찹할 때 찾는 곳
츨근길이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 금호강변을 따라 출근하는 길은 언제 걸어도 행복이다. 이 나이에 출근할수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나는 복받은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금호강을 보노라면 문득 동해바다가 생각난다 왜일까. 우리는 가슴이 답답하면 바다를 찾는 다 .우선은 막혔던 가슴이 탁 트여서고. 탁트인 바다에 시퍼런 물결위로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맑은 공기그 가운데 훈훈한 바닷가 사람들의 정이 있어서다 도시생활의 복잡한 상념들을 떨쳐버리는 데는 달콤한 소주만한 것이 있을 까. 물론 소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어져 가는 삶에 은근슬적 소주한잔에 바닷 바람과 함께 반쯤 취해 보는것도 괜찮다. 반쯤 취해 세상을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진정한 삶이 보이기 때문이다. 손때묻은 그릇과 숟가락에는 지나온 삶의 흔적이 촘촘히 묻어있다.그기다 물씬 풍기는 어촌의 비릿한 내음이 코를 찌른다. 그런 바닷가가 그리워 바다를 찾지 않을 까. 힘차게 밀려오는 파도에 부딪힐려면 팔도 다리도 억세어야 한다. 바닷가 사람들의 팔뚝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힘줄이 바닷물에 부딪치고 얽켜 지나온 삶의 애환이다.
o 퇴색된 잎들만이 바닷가 여기저기서 뒹굴고 있다
바다는 두얼굴을 가진 곳이다. 파도와 싸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물결이 잔잔할 때는 보드랍게만 느껴지는 그런 바다. 그런 바닷가에도 어느새 가을의 전령사 낙엽들이 뒹군다. 어릴 적 나무에 달린 잎들은 형형색색으로 정말 아름다웠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떨어지는 낙엽들은 형형색색이 아니라 퇴색된 잎들이다.. 퇴색된 잎들은 아름다운 색도 없이 헝클어진 여인의 머리칼처럼 뭉쳐 여기 저기로 바람부는 대로 됭굴고 있다 그 퇴색된 잎들을 밟으며 걷는 촉감은 어릴 적 까만 고무신 신고 밟는 그런 느낌이 아니다. 내 어릴적에는 따뜻한 운동화도 신기가 여려웠다. 폭신하고 따뜻한 느낌이 있는 운동화. 바닷가는 아니라도 금호강변 길은 늘 다니던 길이라 길위에 낙엽이 떨어지고 있다. 비록 소복히는 아니라도 여기저기 몇개의 낙엽들을 밟으며 걷는 느낌이 그런데로 운치가 있다. 두사람이 지나갈수 있도록 산책로를 방부목으로 설치해 강변을 따라 걷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이제 어느 명승지를 가드래도 산책로 하나는 지역특성에 맞게 방부목으로 설치하여 걸을 수 있다. 바닷가든 시골길이든 강변길이든 간에..
o 생명을 지켜주는금호강
강물은 있는 그대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물은 그칠줄을 모른다. 이따끔 강물속 부유물에 숨쉬기가 어려운 잉어와 붕어들이 무리를 지어 강물위로 아가미를 내미는 금호강은 아직도 살아 숨을 쉬고 있다. 잉어와 붕어들은 잠시 숨을 가파르게 삼키고는 이내 물속으로 사라진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제 조금더 시간이 가면 금호강에는 물닭을 비롯해 청둥오리, 기러기, 물오리등 겨울철새들이 날아와 넓은 강의 공간을 채운다. 어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먹이를 찾아 헝탕한 물속으로 몸을 세워 잠수를 한다.. 생명이 있다는 것은 아직은 금호강물이 살아 있다는 것 그렇게 물길을 몇번 하더니 물에서 나와 촉촉히 젖은 몸을 다듬는 다. 겨드랑과 날개구석 구석을 노란 주둥이로 단장을 한다. 생명이 있는 금호강물은 늘 생명을 잉태하면서 흐른다. 강물은 잉어와 붕어들을 낳고, 그리고 물닭과 청둥오리등을 찾아들게 하는 생명이 있는 금호강, 그 금호강을 따라 오늘도 걷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