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이 뭘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라 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그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이 질이 달라진다고 했다
흐르는 시간앞에 버텨낼자 있던 가
살아가는 데 있어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우린 쌓아놓기만 하고 버릴줄은 모른다
돈과 재산, 그리고 골동품등 모두 모으기만 했지 쉽게 사용하고 버리지를 못한다
그렇게 열심히 모은 것들도 죽음의 문턱에서는 모두 다 내려놓는 것을
열반의 세계로 입적한 어느 스님은
집착을 떨쳐버리라 했다
물이 없아 잎이 시들어 가는 난초잎을 보고 이웃에 주고 난후 부터 마음이 그렇게 홀가분 할수가 없다고 했다
사랑하든 사람도 섭섭해 하던사람도 모두 떠나고 그자리에 용서와 화해들이 가득채워진다면 더없이 좋을텐데
하지만 그게 어디쉬운가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글귀가 문득 생각난다
비우기 위헤 버리기 위해 산에 올랐건만 아무것도 비우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또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중국선사 임제선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 12년을 비워 마침내 소원을 이루었다고 했다
채우기 만큼이나 비우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굴귀다
산은 늘 그자자리에 있는 모습그대로다
다만 변하는 것은 나무와 잎이 시간에 따라 변하듯 산도 모습만 변할 뿐이다
이제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겠지
가을이 오면 남앞에 나서기를 두려워 하고 아는 체도 잘난체도 하지말자
그리고 순리대로 비우면서 살아가자
어둠에 질린 억새풀이 어느날밤 온몸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몸을 흔드는 것은 바람도 어둠도 아니고 오직 소리없이 울부짖는 자신의 울음이라는 것을
우리내 사랑도 밝고 넉넉한 곳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왜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만
아름다운 꽃을 피울까
낮은 곳에서 먹을 것 덜먹고 입을 것 깁어입고 이렇게 모은 재산 가난한 이웃에게 선뜻 건네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사회는아직도 훈훈하다
마치 뿌리만 적셔주어도 고맙게 여기고 따스한 햇살이 없어도 묵묵히 살아가는 질경이 처럼
다가오는 가을에는 낮은 곳에서 사는 서민들이 따뜻한 햇살 받으며 살수 있기를 두손모아 빌어본다
넉넉한 마음으로